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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주 / 국어교육·19 입속에 먼지처럼 쌓였을 세월의 무게로노인은 차가운 안치대에 몸을 뉘었다달궈진 슬레이트 지붕 매미 소리 듣고 있을 때빼빼한 몸 안에 뜨거운 총알 지닌 사내 하나끈적이는 흙길 무한궤도의 상흔이 아직 선명한데빽빽하게 그를 둘러싼 뙤약볕 아래벼를 닮아 젊은 농부의 허리도 착실하게 굽어갔다핏기 없던 얼굴 품안의 새벽이 익을수록온통 그을려 엉킨 주름침묵의 울음소리는 각기 다른 옹알이로가을바람 타듯 철길 따라 떠났다가그를 닮은 얼굴로 철새처럼 돌아왔을 때손금 사이 핀 굳은살은 농기구놓을 겨를 없던 삶을 증언하듯머리맡의
문화
전북대신문
2024.03.2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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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동 / 국어국문·22 나는 무게를 초과한 짐을 지고 있어출발도 하기 전에 울기 시작했어낯선 생활은 마음을 불안하게 흔들어봄엔 꽃이 피어나고 여름엔 비가 내리고가을엔 열매가 맺히고 겨울엔 또 추워지네나는 공책을 펴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어어머니께 어떻게 살고 있는지 말씀드리려고아휴, 근데 속마음을 털어놓을 친구가 없어내 안에는 열등감과 나약함이 자라고 있어나는 사랑하고 사랑받을 능력이 없어갑자기 울린 전화벨 소리에나와 일기장의 비밀일 뿐이라는 것을깨달았어
문화
전북대신문
2024.03.2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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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생명체가 새 계절을 맞이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혹, 봄을 맞아 전주 시내 나들이 장소를 찾고 있지는 않은가? 부담 없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내 나들이 스팟을 소개한다. ▲고요함과 자연이 주는 편안함, 기지제 수변공원따뜻한 봄이 찾아오자 움츠러든 땅속 식물도 깨어날 준비를 하면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바람 한 점 없어 마치 꿈속 같던 어느 3월의 주말, 동식물들이 겨울잠에서 막 깨어나기 시작한 기지제 수변공원에 방문했다. 이곳은 지난 1934년부터 인근 농지의 농업용수로 활용해 온 기지제를 최근 변화시킨 공간이다. 전
문화
전북대신문
2024.03.1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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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삶과 자신이 살고자 하는 삶은 항상 괴리가 있다. 하지만 누구나 그 괴리를 느끼는 건 아니다. 괴리가 크면 클수록 괴리가 없다고 합리화하고, 또는 그것을 감추고 살아간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괴리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깊고 크다는 걸 깨닫는다. 모든 것을 삼키는 함정이다. 항상 자신 옆에 그 큰 틈이 존재했지만, 보지 않은 척했을 뿐이다. 그러니, 생각보다 큰 함정이 아니라, 생각하지 못했던 함정이다. 그렇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두 친구 클라이브와 버넌은 우정을 걸고 약속한다. 상대방이 인간의 품위를 잃고 살
문화
전북대신문
2024.03.19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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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괄(白活)이란 조선시대에 백성들이 관청에 억울한 사정을 하소연하기 위해 올리는 청원서였다.발괄은 좋은 산소를 찾기 위해 벌이는 소송(산송), 빚을 갚지 못해 벌어지는 다툼(채송) 등과 같은 일로 관에 청원을 올릴 때 사용됐다. 사진 속 고문서는 ‘산송발괄’로 지난 1961년 (효종 2년) 이유형이 남원부사에게 올린 문서다. 이유형은 아버지 이엽의 묘소를 옮기기 위해 묫자리를 물색하던 중, 사동방 한소미학봉 아래에 있던 좋은 자리를 찾아내고 이곳으로 이장하려 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30여 걸음 떨어진 곳에 한 상놈의 묘가 있어 훗날
문화
전북대신문
2024.03.19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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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곡 고희동은 지난 1909년 일본으로 건너가 1910년 동경미술학교에 입학하고 한국인 최초로 서양화를 배운 제1호 서양화가다. 또 전북에서는 전주 출신 청람 이순재(李淳宰, 1904~1958)가 1920년대 초 일본 유학 길에 올라 일본 미술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1928년 제7회 조선미전부터 3회 입상하며 서양화가로 활동한 것이 최초다. 이렇듯 이때의 화가들이 서양화를 접하거나 배울 수 있는 통로는 대부분 일본 유학이라는 특수한 경우였다.한편 당시에는 국내로 유입된 일본인 화가의 사설 미술교습소가 운영되고 있었다. 시미즈 도운
문화
전북대신문
2024.03.19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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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어를 짓고 그림을 그리며 환경을 보호하던 시절은 지났다.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고 도심을 달리며 쓰레기를 줍는 등 환경보호는 일상에 녹아들고 있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환경보호는 참여자의 숫자도 참여의 방법도 달라졌다. 날이 갈수록 빨라지는 벚꽃의 개화 시기와 난데없이 쏟아지는 눈 때문에 따뜻한 봄도 차분히 즐길 수 없는 지금. 환경 보호를 위해 직접 나선 청년세대가 있다. 바로 엠제코(MZ-ECO)다.▲쓰레기 주우며 환경 지켜요, 플로깅엠제코(MZ-ECO)는 MZ와 환경을 뜻하는 ECO의 합성어로 환경보호를 중요한 가
문화
전북대신문
2024.03.0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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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과 가치는 다르다. 자신이 생각하는 올바른 답이 가치는 될 수 있어도, 그 올바른 답이 정답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누구나 올바른 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이 선택한 올바른 답이 타인에게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래서 자신이 찾은 답은 나와 타 인과의 관계를 이루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서로에게 납득할 만한 답이란 믿음의 관계를 만드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 그런데 함께 찾은 답이 흔들릴 때가 있다. 서로 함께 만들어가던 답이 어느 순간 그것은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정답은커녕 서로의 삶을 옥죄는 억압, 가식, 또
문화
전북대신문
2024.03.0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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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까지 우리 학교 서문(당시 정문) 앞으로 기차가 지나갔다는 사실, 알고 있는가?익산에서 출발해 삼례를 지나 동산역, 덕진역, 전주역을 거쳐 여수까지 향했던 전라선 기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전주시내를 가로지르며 달렸던 전라선 열차는 등교와 출근을 하는 사람들을 실어 나르며, 전주시민들의 삶과 추억을 함께했다.특히 전라선 열차는 전대인들의 발이 돼주기도 했다. 우리 학교 앞에 있던 덕진역(현 덕진광장)은 통학생들로 늘 붐볐고, 학교 앞 철로는 자연스러운 공간분할과 소실점이 되었기에 졸업앨범 단골 촬영 장소였다.1981년 전
문화
전북대신문
2024.03.0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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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북도립미술관에서는 전북 남원 출신 이의주(李義柱 1926~2002) 화백의 전시가 개최되고 있다. 그는 초창기 원광대학교 초대 교수를 거쳐 1970년대 중반 이후 부산지역에 정착하면서 부산대학교와 동아대학교에서 대학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하며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이의주는 일제강점기 시절 태어나 해방 직후 개설된 전북 지역 최초의 사설 미술학원인 동광미술 연구소에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인물이다. 당시 동광미술연구소는 전북에서 태어나 일본 미술 유학을 다녀온 전북 서양화의 선구자 이순재, 박병수, 김영창이 후학을 양성했던
문화
전북대신문
2024.03.0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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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배달 음식을 먹고 나면 언제나 일회용품 분리배출 시간이 찾아온다.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이고자 직접 장을 보고 요리해 봐도 문제는 여전하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재료 역시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포장됐기 때문. 그렇다면 별도의 포장재 없이 뭔가를 구매하는 것은 불가능할까? 쓰레기 없이 장 보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만든 장터 ‘불모지장’을 소개한다.불모지장은 전주에서 꾸준히 열리고 있는 제로 웨이스트·비건 장터로 ‘불편한 모험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나는 장’의 약어다. 장터 이름에는 환경 불모지를 비옥지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기
문화
박시현 기자
2024.03.06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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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사랑하는 순간이 있다. 잊어버릴 수도 있고, 잊었더라도 그다음 순간과 순간 이 쌓여 결국 사랑에 빠지는 인생이 있다. 순간과 인생. 그건 문학의 오래된 주제이 고, 그토록 찾는 문학의 진실이기도 하다.어쩌면 나도 그렇다. 되돌아보면 많은 사랑의 순간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랑의 순간이 켜켜이 쌓여 지금 내 인생이 되었다. 나는 많은 부분 내가 읽은 문학에 빚지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내가 읽은 문학의 문장이 나를 만들었다.내 안의 정체성의 많은 부분은 문학 작품의 파편들로 이뤄졌고, 그 파편들이 퍼즐처럼 이어지고 겹치고 쌓
문화
전북대신문
2023.12.0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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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화가로 알려진 라파엘로(Raffaello Sanzio da Urbino, 1483~1520)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와 함께 르네상스 3대 천재 화가 중 한 명이다. 라파엘로는 두 거장에 비해 젊고 어렸다. 여기에 아쉽게도 서른일곱의 짧은 생을 살면서 활동 기간도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회화적 업적과 우수성은 다른 대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라파엘로 작품의 특징은 ‘우아한’ 인물들과 ‘부드러운’ 색채의 화면 구성이다. 이는 라파엘로가 초기 피렌체(1504~1508) 시기부터 당대 최고의 화
문화
전북대신문
2023.12.0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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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화는 자연경관을 소재로 그린 그림으로 자연을 살아 생동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동양 특유의 자연관이 반영됐다.토림 김종현(土林 金鐘賢, 1913~1999)은 전북 정읍 출신으로 전주에서 활동한 서화가다. 산수, 영모, 화조, 인물 등 다양한 화목을 다뤘으며, 사실적인 실경산수를 주로 그렸다. 수묵산수화에 조예가 깊었는데 그중에서도 설경(雪景)을 잘 그리는 작가로 평가받았다. 10폭 산수화 병풍은 만물이 소생하는 봄과 짙은 산록의 여름, 붉은 낙엽이 지는 가을, 포근한 눈으로 감싼 겨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문화
전북대신문
2023.12.0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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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아름다운 사계절을 가진 나라’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짧은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찾아왔다. 매서운 날씨에 몸은 더욱 안으로 움츠러들지만 한 번쯤은 밖에 나가 찌뿌둥한 몸을 움직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 겨울, 따뜻한 실내에서 즐기는 신나는 액티비티는 어떨까?▲바람 불어도 괜찮아요! 실내 놀이터 놀토피아어린 시절의 겨울, 몸은 추웠지만 친구들과 실컷 뛰놀아 마음만은 따뜻했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아무 걱정 없이 놀 수 있는 실내 놀이터, 놀토피아에 방문했다. 놀토피아에 들어가자 허리에 착용하는 안전장치가 보였다. 대부분의 시
문화
전북대신문
2023.12.0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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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예술을 창작하는 사람이기보다 예술을 감상하는 사람에 속한다. 전통적인 예술 감상법에 익숙한 우리는 미술관에 가서 차단펜스 너머에서 예술품을 눈으로 감상하는 것으로 예술을 소비한다.그런 순간에도 가끔 섬광처럼 예술 작품이 내 것이 되는 순간이 있다. 예술 작품을 직접 만들어서가 아니다. 예술 작품이 대단히 뛰어나서도 아니다. 예술을 받아들이는 내가 그 예술품에 대해 지식이 많아서도 아니다. 어쩌면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나와 예술 작품의 대화가 시작된 것이고, 그 대화가 너무 재미있고 즐겁고 유익할 때가 있
문화
전북대신문
2023.11.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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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재(艮齋) 전우(田愚 1841∼1922) 선생이 세상을 떠났을 때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는 상여다. 지난 1972년 9월 20일에 우리 학교 박물관에 기증된 것으로, 당시 기증자는 유승국 선생으로 기록돼 있다. 그는 전주시 한성여관 인근에서 약방을 했다고 전해진다.이 상여는 길이 560cm, 너비 120cm다. 상여 앞에는 T자 형태로 중앙에 귀면(鬼面), 좌측에 청룡, 우측에 황룡이 묘사돼 있다. 좌우 옆에는 상단에 봉황과 공작, 하단에 ㅡ자 형태의 청룡과 황룡이 장식돼 있다. 맨 뒤에도 ㅡ자 형태의 두 용이 붙어 있다.간재 선생
문화
전북대신문
2023.11.2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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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스케스(Diego Velázquez, 1599-1660)는 필립페 4세의 제안으로 (1656)를 제작했다. 에스파냐어 ‘라스 메니나스'는 la menina의 여성형의 복수형으로, 메니나의 뜻은 ‘귀족 집안의 젊은 아가씨가 왕가에 봉사’하는 것을 지칭한다. 따라서 이 그림은 공주의 오른쪽에서 인사하는 젊은 아가씨와 왼쪽에 무릎을 꿇고 금쟁반에 붉은 음료수를 공주에게 건네는 젊은 아가씨, 즉 메니나스, ‘궁녀들'이 작품의 제목이다. 작품은 역사적으로 지난 1666년 “가족화" 또는 "필립페 4세의 가족화"라고 부른
문화
전북대신문
2023.11.2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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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공지능이 제작한 작품의 저작권, 인정받을 수 있는가?A. 현재 법적으로는 인공지능 창작물을 보호하는 규정이 없어서 현행 저작권법 원칙 규정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하기에 인공지능 자체를 어떤 저작자로서 보호할 수는 없다. 따라서 현행법상 인공지능이 만든 결과물은 결국 사람에게 저작권이 귀속되는 것이지 그 창작물에 대한 권리가 인공 지능에 귀속되지 않는다.이러한 경우 해당 권리를 귀속 받는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존재한다. 이는 인공지능을 만든
문화
이영재 기자
2023.11.2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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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SNOW)가 론칭한 ‘AI 프로필 서비스’는 프로필 사진을 30장만 들어주는 서비스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컨셉의 프로필 사진을 만들어준다는 점 때문에 SNS 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AI 프로필처럼 딥러닝 기술에 기 반을 둬 데이터를 생성하거나 처리할 수 있는 인공 지능을 ‘생성형 인공지능’이라고 한다.▲Chat GPT와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지난해 Open AI에서 출시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GPT’가 화제가 되며 생성형 인공지능이 대중화됐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문화
이영재 기자
2023.11.29 1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