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시간강사 대비 조교 수, 예대 1위

 학교의 숨은 조력자 조교, 그러나 과중한 업무와 대화 부족, 소외감 등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우리학교에는 학과 사무실, 실습실, 행정실 등 캠퍼스 곳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에 몰두하고 있는 조교들이 있다. 성실한 학교의 숨은 일꾼인 조교는 업무 과중, 인간관계, 소외감 등으로 말 못할 고충을 겪고 있어 구성원들의 배려와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조교는 크게 학과사무실 등에서 일하는 행정조교와 교육실습을 보조하는 교육조교로 분류할 수 있다. 행정조교는 국가공무원의 신분으로 국비로 운영되며, 교육조교는 학교 예산으로 운영된다.
일반적으로 조교는 교무부터 행정까지의 일을 맡고 있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학과 교수, 시간 강사 등의 의견을 조율해 수업 시간표를 편성하고, 학생들과 관련된 휴·복학, 장학금과 관련한 업무 등을 보고 있다. 또한 예산 편성, 시설 관리, 학과 행사 등 학과의 업무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조교들과 관련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이들은 규정 근무시간인 오전 9시 출근과 오후 6시 퇴근을 거의 못 지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1교시 수업이 있을 경우 일찍 출근해 교수들이 요청한 수업 자료를 복사해야 하고 오후에는 잔업에 밀려 늦게 퇴근하는 것이 다반사기 때문이다.
그밖에 학과의 특성에 따라 업무의 차이도 보이고 있다. 특히 공대는 공학인증제의 도입으로 업무량이 크게 늘었다. 배수경(공대·정보소재) 조교는 “공학인증제도가 도입되면서 보고서 작성 등의 업무가 증가됐다”며 “그래도 근로 장학생이 있어 그나마 낫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예체능 과목들이 필수 교양이 되면서 관련 학과 조교들의 업무는 배로 늘었다.
올해 우리학교에 근무하는 조교의 수는 총 192명으로 조교 1인당 시간강사를 포함한 교수 수는 평균 약 9명이다. 단과대별로 살펴보면 예술대가 약 41명으로 가장 높고 의전원(17명), 사회대(약 16명), 인문대(약 14명)가 뒤를 이었다. 조교 1인당 교수 수가 가장 낮은 단과대는 약 4명인 환생대로 단과대별로 조교 대비 교수 수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격무도 격무지만, 조교들이 겪는 소외감 문제도 크다. 학과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조교의 경우, 대부분 관련 학과의 동문이 채용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교를 선배가 아닌 단지 행정 업무를 보는 직원으로 인식되는 것에 조교들은 상처를 받는다고 털어놓는다. 학과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조교 A씨는 “학과 사무실을 찾을 때 학생들이 동사무소에 온 것 같은 태도를 보일 때가 있다”며 “학과의 선배이기도 한데 이런 모습을 보면 불쾌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조교 생활의 과거와 현재도 많은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1년도에 사회대에서 조교를 지냈던 B씨는 “과거에는 조교가 이사·회식 등의 경조사를 비롯한 잔심부름 등 교수들의 사적인 일까지 도맡아 했다”며 “현재는 시대가 변하면서 교수들의 사적인 일까지 도맡지는 않지만 행정 업무가 증가하면서 업무 부담은 줄어들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학과 행정실을 통해 일방적으로 업무가 내려오는 것에도 불만이 높다. 우리학교 조교 C씨는 “조교 의견 반영이 필요한 상황이 있는데도 조교와 행정실 간에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관례화 된 이러한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조교 생활의 문제에 대해 최석우(공대·전기) 교무부처장은 “국공립대의 조교 임용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정해져 내려오는 것”이라며 “과거보다 조교의 행정업무가 많은 것은 알지만 당분간 조교의 수를 늘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조교들은 과중한 업무보다 학교 구성원으로서 인정받거나 배려를 받지 못한다는데 설움과 애환이 더 크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들은 제도적인 지원과 배려에 앞서 교수, 학생들과 보다 따뜻한 인간관계 맺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슬기 기자
ksg@chonbuk.ac.kr
정미진 기자
jmj@chon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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