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의식…작은 것부터 실천을

완연히 다가온 봄과 함께 캠퍼스에 벚꽃이 하나둘 고개를 내밀고 있다. 한가롭게 교정을 거닐다 보면 학교 주변 시설들과 환경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학교 교정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미관과 환경이 뛰어난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속을 세세하게 들어가 보면 한 가지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는 맹점이 존재한다. 캠퍼스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낙서들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달 24일, 토요일 밤. 누군가가 WBC 패배에 대한 분을 참지 못하여 본부 앞 교내 안내 지도에 락커 칠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물론 WBC 준결승에서 일본에 패배한 것은 국민 누구나 안타까워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러한 안타까운 마음을 그릇된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모두가 사용하는 학교 기물에 분풀이를 하는 것보다는 가까운 지인들과 술이라도 한 잔 하면서 안타까운 마음들을 함께 나누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방학이 끝나고 학기가 시작되면 교내 곳곳에 낙서 시즌이 다가온다는 것이 청소하시는 분들의 공통된 의견들이다. 화장실 칸마다 도배되어 있는 다양한 사연들의 낙서, 교내 알림의 거리 게시판의 선전물에 달려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댓글들. 이런 낙서에 맞서 지우개와 칫솔 등으로 문지르고 닦아내야 하는 청소부 어머니들과 총학생회 일꾼들의 고생을 생각할 줄 안다면, 이러한 분들을 배려하는 의미에서 낙서를 자제할 줄 아는 것도 지성인의 덕목이 아닐까?

공공사회에서 무분별한 낙서행위는 단순한 공해에 그칠 뿐이다. 우리 모두는 항상 ‘우리는 깨끗한 캠퍼스가 필요하다’ 또는 ‘학교의 주인은 바로 우리들’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생각보다 작은 것 하나하나부터 실천해 나갈 때, 우리 스스로 학교의 주인으로 우뚝 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넘어 실천하는 건지인이 학교의 참 주인이 되는 그 날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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