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전성기 맞이한 인디 뮤지션
끊임없는 소통…대중의 공감 얻어

인디음악이 대중음악을 제치고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싸구려 커피’, ‘달이 차오른다, 가자’ 등으로 인디계의 서태지로 불리는 ‘장기하와 얼굴들’을 필두로 ‘요조’, ‘브로콜리너마저’ 등 다양한 인디밴드들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 마니아층만의 음악으로 여겨졌던 인디음악이 갑작스럽게 조명 받기 시작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인디(Indie)란 Inedpendent(독립)의 약자로 인디밴드는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대형 기획사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음악활동을 하는 그룹’을 뜻한다. 지난 2001년부터 활발한 활동을 해온 인디밴드 ‘스타피쉬’의 리드보컬 이백희(35·익산시 황등면) 씨는 “우리들은 따로 소속된 곳이 없기 때문에 각자 마음에 드는 자신만의 색으로 음악을 만들 수 있다”며 “인디밴드들 중 뜻이 맞는 밴드들은 레이블을 만들어 함께 활동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인디밴드는 1990년대 홍대 앞 클럽과 함께 탄생했다. 1994년 펑크클럽 ‘드럭’ 등 홍대 앞에 라이브 클럽이 자리잡으면서 클럽을 주무대로 삼아 활동하는 밴드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 일반적인 대중음악과 달리 개성이 강하고 실험성이 강한 이들의 음악에 클럽에 다니는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전국 클럽연합 ‘클러비안’이 결성돼 인디밴드만의 전국적인 무대 인프라를 구축했다.

2000년대 초반에 이미 전국적인 인프라까지 구축했던 인디밴드가 이제야 뜨게 된 것은 대중과의 접촉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다. 일반가수들이 각종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중과 쉽게 접촉했던 반면, 인디밴드는 클럽 이외의 무대를 구하지 못했던 것이다. 또한 공영방송에서 인디밴드 중 한 그룹이 노래를 부르다 성기를 노출하는 사건이 터지면서 인디밴드는 대중으로부터 ‘할 짓 없는 딴따라들’이라는 낙인이 찍힌 것이다.

그런 인디밴드가 다시 대중의 관심위로 떠오르게 된 것은 지난해 9월 29일 방송된 EBS ‘스페이스 공감’에 나온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이 인터넷에 떠돌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특유의 흐느적거리는 춤과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가사에 네티즌들이 열광한 것이다. 백희 씨는 “기존의 가수들이 공영방송이라는 한계 때문에 보여주지 못했던 쇼맨쉽과 인디밴드만의 실험적인 음악이 대중음악에 염증을 느낀 대중에게 신선하게 다가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흔히 인디밴드는 자신만의 색을 고집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클럽 등의 무대를 통해 관객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재편곡을 함으로써 관객에게 다가가고자 하기 때문에 대중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인디밴드의 인기에 ‘장기하와 얼굴들’의 앨범은 현재 3만장 이상 팔렸고, 인디계의 요정으로 불리는 ‘요조’도 지난해 앨범을 8천장 가량 팔아치우는 대성공을 거뒀다.

인디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의 미래를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일부 ‘뜬’ 밴드들의 음반이 무섭게 팔려나가는 반면, 아직도 대다수 밴드의 음반은 500장 팔리면 성공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홍대 앞 ‘상상마당’에서 열린 ‘인디레이블 마켓’에도 200여 개의 인디밴드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룬 듯했지만 판매량은 저조했다.

그저 음악이 좋아서, 자신만의 색과 대중이 소통하기를 원해서 활동하고 있는 인디밴드들. 이들의 전성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어렵게 돌아온 인디음악에 대한 관심, 소수자들에게 힘이 실어지는 이런 현상은 문화적 다양성 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또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게 열려있다는 것만으로도 인디음악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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