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시행…기대 반 우려 반 공존
장학금·해외 연수 등 파격 특전 마련
소속감과 장소문제 대두…해결책 필요

‘통섭학과’를 기조로 하는 자율전공학부가 우리학교에 새롭게 신설돼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고 있다.
우리학교 자율전공학부는 학생들을 전공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고 깊은 기초적 지식과 소양을 갖춘 세계 속의 리더로 키우기 위해 개설됐다. 특히 스스로 선택한 수업을 통해 1학년 동안 자신에게 적합한 전공을 정하고 2학년 1학기부터 인문계·자연계(수의예과 제외)에 한해 원하는 전공을 심도 있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전공을 선택한 자율전공학부생들은 선택한 전공학과로 소속이 변경되지 않고 자율전공학부 소속으로 남게 된다. 이에 따라 자율전공학부는 전공이수학점이 63학점에서 104학점 사이인 타 학과와 달리, 전공을 51학점만 이수토록 하고 잔여학점(일반선택학점)을 늘려 타 전공의 교육과정까지 두루 배울 있게 된다. 자신에게 필요한 전공을 선택하기에 앞서 계열에 상관없이 다양한 학문을 섭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밖에도 기존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학부 자체적으로 개설한 주제탐구 세미나, 자율연구, 전공설계, 종합설계, 현장학습 등의 전공필수 과목을 9학점이상 이수하도록 정했다. 더불어 리더십교육 및 사회봉사 활동을 강조하고, 방학 때는 의무적으로 해외봉사를 떠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자율전공학부 학생들은 영어강의와 언어교육원 수업을 통해 영어와 제 2외국어를 중점적으로 공부하고 있다. 학부 측은 지도교수와의 계속적인 상담과 심리·적성 검사 등을 통해 구체적인 진로설계를 하도록 돕고 있다. 자율전공학부 김응용(자율전공·09) 학생 대표는 “입학한 이후 학생들끼리 자발적으로 면접·토론 등의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다”며 “학교측의 다양한 혜택에 힘입어 경쟁력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자율전공학부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자율전공학부 운영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국제교류부처장 등 각 부처의 부처장과 상과대학, 법학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의 교수 등 10여명의 운영위원들로 구성된 자율전공학부 운영위원회는 앞으로 자율전공학부의 운영과 학생들의 학업을 위해 지속적으로 힘쓸 예정이다. 자율전공학부 김동근 학부장은 “자율전공학부가 특정한 전공학과가 아닌 전 학부를 통틀어 운영되기 때문에 본부 및 전 단대 교수와의 지속적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율전공학부에 유능한 인재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신입생들에게 마련한 본부 측의 특전도 눈에 띈다. 자율전공학부생에게는 수능성적 우수 1·2·3종 장학금을 해당자 전원에게 지급했고, 이 학생들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에게는 성적우수장학금을 지원해 최대한 많은 인원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 여기에 신입생들의 영어능력 향상을 위해 언어교육원에서 실시하는 영어특별 프로그램 수강 경비를 전액 지원하기도 했다. 또한 1학년 2학기에는 신입생 전원을 해외 교환학생으로 파견해 견문을 넓힐 수 있도록 배려할 예정이다. 로스쿨 입시 및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우림인재등용관의 전용학습실을 제공해 최적의 학습환경을 조성할 계획. 특히 다른 학교의 자율전공학부와 달리 우리학교는 자율전공학부생의 진로설계와 적성에 맞는 전공선택 지도를 위해 ‘맞춤형 개별지도교수제’도 함께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학교에서 자율전공학부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풀어나갈 문제들도 많다. 가장 먼저 지적 받고 있는 문제로 자율전공학부의 장소 부족이 있다. 현재 자율전공학부는 법대 건물을 법학과 학생들과 함께 사용하고 있어 스터디룸·학생회실과 같은 자치공간, 강의실 등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학부장은 “장소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빠른 시일 내로 본부와 협의해 우림인재등용관에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자율전공학부 학생들에게 소속감이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들 수 있다. 자율전공학부는 1년 후 각자 자신이 원하는 전공으로 나뉘어져 뿔뿔이 흩어질 수밖에 없어 학부 자체에 동아리나 행사 등을 실시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김 학생대표는 “자율전공학부는 학부 특성상 선배도 없을뿐더러 학업 외의 소속감을 갖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구체적인 커리큘럼이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자율전공학부가 공개한 커리큘럼에 따르면 일반 학과의 1학년 학생들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세부내용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로스쿨이 신설되면서 법학과를 폐지하는 대신, 법학과 정원을 자율전공학부에 배정했으나, 구체적인 청사진 없이 커리큘럼이 짜여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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