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부터 지갑까지…학교 홈페이지 북새통
본부 측 CCTV 증설 등 근본 대책수립 절실
“부주의도 문제지만 학생들 양심 아쉬워”

◇ 건지광장에는 하루에도 4-5건의 분실 게시물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학내에 크고 작은 도난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올해 건지벌에서 각종 도난사고 사례가 급증하면서 우리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하루 4~5건씩 물건을 분실했다는 게시물들이 빗발치고 있다. 도난당하는 물품은 작게는 전공서적과 지갑에서부터 크게는 전자사전․노트북 등이며, 값비싼 물건들까지 절도사건의 표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16일 인문대 어학실에서 전자사전을 잃어버린 이효규(영문․04) 씨는“학과 특성상 영어를 자주 사용하는데 전자사전을 잃어버려 군인이 총을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라며 “물건을 노리고 가져갔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상대에 재학 중인 A씨도 학교를 다니면서 3차례 자전거를 도난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A씨는 “자물쇠도 채워놓고 CCTV앞에 세워놓는 등 보안에 신경 썼지만 도난을 당해 속상했다”며 “내가 부주의한 면도 있겠지만 도난이 잦은 곳에는 CCTV 설치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성국(농업경제․05) 씨는“남의 물건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는 학생들의 의식에 문제가 있다”며 “학우들 간의 신뢰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와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잦은 도난사고와 관련된 학생들의 의식도 문제지만 본부의 도난 방지 대책도 진척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학교의 폐쇄회로 TV는 무인경비시스템을 통해 총무과와 각 단대에서 자율적으로 설치․관리하고 있다. CCTV가 설치된 곳으로는 법학전문대학원 주차장, 본부 별관 및 서문 자전거 거치대가 있지만, 그 외 지역에는 비용 및 효율성 측면에서 CCTV 증설은 추진되지 않고 있다. 공대와 상대를 제외한 농생대, 사회대, 수의대, 사범대 등의 단대는 출입구에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건물이 있거나 1대씩만 설치돼 있어 건물 안에서 일어나는 도난사고에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자주 드나드는 학습도서관의 경우도 정보검색실과 202호 열람실 이외에는 CCTV가 설치돼있지 않아 도난사고의 온상이 되고 있다. 학습도서관 자치위원회 측에서는 “잠깐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에 학습자료가 들어있는 전자사전과 MP3플레이어가 없어지는 경우로 찾아오는 학생들이 많다”며 “경고문을 붙이는 일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 아쉽다”고 전했다. 도서관 보안문제를 담당하는 중앙도서관 차용수 씨는 “CCTV를 증설하기에는 설치비용 문제가 만만치 않다”며 “학생들의 요청이 들어오면 본부와 상의해 설치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리학교의 미비한 대응과는 달리 타 대학의 경우 학교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로 도난사고의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 고려대는 학생들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지난 2007년 말부터 도서관 열람실 및 각 건물마다 CCTV를 증설한바 있다. 고려대 총무과 김석주 과장은“CCTV의 증설로 절도범들이 기회를 봐서 노리던 도난사건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화여대의 경우 도 상업시설의 학내진입으로 민간인의 출입이 잦아지고 분실사고가 많이 일어나 지난해 10월 총무과에 안전관리센터가 생겼다. 안전관리센터는 CCTV 증설뿐만 아니라 종합화재수신기 및 비상전화 등 안전시설을 구축, 많은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제 도난 사고를 학생들의 부주의만으로 미뤄두기보다 사전 예방을 위한 학교의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부 측은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CCTV 설치 및 통합보안 시스템 구축으로 도난사고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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