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brella-정이품송┃수묵채색, 한지, 165x122cm
이 작품 「Umbrella-정이품송」을 제작하게 된 동기는 약 30년 전 속리산에 여행을 갔을 때 처음으로 정이품송을 대했던 기억에서 비롯됐다.

당시 속리산 입구에 고고한 자태로 우뚝 서 있는 정이품송은 그 나무에 벼슬이 내려지게 된 흥미로운 사연이 더해져 감회가 남달랐다. 그 이후 여타 소나무들을 대할 때면 종종 정이품송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나곤 하였다.

하지만 약 700년이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 땅을 지키며 꿋꿋하게 지탱해왔던 멋스러운 자태의 정이품송이 몇 년 전 강풍으로 인해 아래 부분 두 가지가 잘려나간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TV화면을 통해 방영되었을 때 참담한 마음 금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그림으로라도 정이품송의 원형의 모습을 재현해 봄으로써 조금이나마 마음의 빈자리를 채워 보고자 작품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 작품은 내 작품의 주체인 우산을 정이품송이라는 대상에 굴절시킴으로써 독자적으로 해석된 정이품송을 표현하고자 했다. 정이품송에 가해진 색채는 우리 전통 오방간색으로 잎은 녹색과 청색계열로 처리하였고 줄기는 붉은색 계열로 처리함으로써 정이품송의 품격 있는 자태를 표현함은 물론 동시에 보색 대비로서 강한 시각적 효과를 살리려 하였다.

또한 상단 좌우에 위치한 해와 달은 오랜 시간의 흐름에 대한 상징적 요소로서 등장시켰고 정이품송 주변의 날리는 우산은 화면 전체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보다 생기 있는 정이품송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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