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문화․예술의 꽃망울이 활짝
실제 공연보다 더 뜨거운 연습 공간
방학 잊은 채 연습 반복…열기 후끈

건지벌에는 다양한 문화와 예술공간이 존재한다. 동아리의 길거리 공연과 합동강당에서 열리는 연극, 예술대 각 학과들의 졸업전시와 의류학과에서 준비하는 패션 페스티벌 등 1년 내내 다양한 문화 예술·공연들을 학내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러한 공연들은 과연 어떤 준비과정을 거칠까. 생동하는 봄을 맞아 문화·예술의 꽃망울을 활짝 피워 올리고 있는 열정의 현장 속으로 뛰어들어가 봤다.

▲3년의 열정 쏟은 ‘페스티벌’

◇의류학과 학생들의 작품들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한 적막감. ‘위이잉∼’. 고요한 의상실에 돌아가는 미싱소리가 시간이 멈춰져 있지 않음을 알려주고 있다. 정지한 듯 심혈을 기울여 판을 자르고 있는 학생과 미싱에 발을 놀리는 학생. 우두커니 서서 옷 입기를 기다리는 마네킹과 벌써부터 멋진 옷을 차려입은 마네킹들이 있는 곳. 다음달 29일 열리는 ‘제 7회 Fashion Festival’을 준비중인 의류학과 학생들의 의상제작 현장이다.

의류학과 학생들은 방학이 시작되기 전부터 컨셉회의를 거쳐 도식화, 패턴 및 입체화, 재단의 과정을 통해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다. 페스티벌의 위원장을 맡은 임자연(의류·06)씨는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열기 위해 32명의 학생들이 방학 전부터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방학중에 가장 힘들었던 것은 각 조별 주제를 조화롭게 정하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의류학과 학생들은 현재 웨딩, 아트, 평상복 등 7가지 주제를 잡고 의상을 제작하고 있다. 각 주제별로 7개조로 나뉘어 값진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4층의 한 제작실. 한창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작업실에 들어서자, 노란 천으로 만들어진 옷을 입고있는 마네킹들이 보인다. 임씨는 “옷을 실제로 만들기 전에 디자인의 완성도를 보기 위해 노란 천으로 옷을 만들어 마네킹에 입힌 것”이라며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인다”고 말했다.

3층에서 의상을 제작하고 있는 강의실에 들어서자 미싱을 돌리는 학생들과 게시판에 붙여진 작은 옷 그림들이 눈에 띈다. 종이인형놀이에나 나올법한 아기자기한 그림들의 정체는 학생들의 컨셉에 맞는 옷을 도식화 한 것. 건축과정으로 따지면 제도나 다름없다고 한다.

완성된 옷을 다듬던 임씨는 “이번 패션쇼는 의류학과 학생들이 지난 3년 간 배운 모든 것을 보여주는 자리”라며 “패션쇼를 통해 우리의 열정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미소지었다.

▲함께 하기에 어려움 이겨낼 수 있어


장중히 흐르는 음악, 적군의 검에 목숨을 잃은 남자주인공과 그 앞에서 오열을 터트리는 여자주인공. 무용학과 재학생들과 동문들이 소속돼 있는 ‘발레라인즈’가 어제(15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 올린 작품 「스파르타쿠스(Spartacus)」의 한 장면이다. 그들을 만난 건 공연 하루 전날이었다. 연습실은 긴장감과 열기로 뜨거웠다.

무용학과에서는 매년 재학생과 동문들로 이뤄진 발레단 ‘발레라인즈 정기공연’을 연다. 어제 열린 공연까지 벌써 8회 차. 제 3부인 스파르타쿠스에서 여자주인공을 맡은 무용학과 성지선 조교는 “작품의 구상부터 안무를 짜고 직접 무대 위에 선다는 부담감에 공연준비가 쉽지만은 않았다”며 “방학이 시작했을 때부터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갔는데, 단원들의 스케줄을 맞추느라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발레라인즈에서 준비한 공연은 총 3개의 작품이다. 성씨는 이 중 마지막에 공연 될 작품을 맡았다. 때문에 방학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공연을 위해 작품구상을 해왔다고. “막중한 책임감에 연습기간 내내 많이 힘들었다”고 말한 그녀는 “하지만 공연 끝 무렵에 느낄 보람과 우리학교 재학생과 동문들이 함께 해내고 있다는 생각에 힘든 것도 잊고 연습에 임할 수 있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오후 1시. 점심시간이 끝나자 같은 작품을 공연하는 단원들이 모여 각자 연습을 시작한다. 한쪽에 서서 거울을 보며 회전을 연습하는 남학생과 연기 호흡을 다지는 두 주인공, 병사 역을 맡아 전쟁 장면을 준비중인 남학생들. 의상을 갖춰 입지는 않았지만 진지한 학생들의 열정에 마치 옛 로마와 스파르타의 전쟁이 재현되는 듯한 느낌이다. 열정적인 연습에 한 학생은 어느새 온몸이 땀으로 흥건해져 있다.

스파르타쿠스는 고난이도의 테크닉을 요구하는 작품으로 연습하는 내내 부상의 위험을 안고 있어야 한다. 성씨는 “다행히 큰 부상이나 실수 없이 연습이 진행됐다”며 “본 공연에서도 부상과 실수 없이, 연습 때처럼 마음껏 실력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상 제작에 몰두하는 의류학과 학생들과 공연 준비가 한창인 무용학과 사람들. 방학을 반납하고 모든 열정을 쏟아 부은 연습 현장, 실제 공연현장과는 다른 생생한 땀과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작품 스파르타쿠스의 한 장면을 연습하고 있는 무용학과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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