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기자가 된지 어느새 3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기자가 되어서 가장 좋은 점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사화 할 수 있을 정도로 특별한 사람을 만나야해서 그런지, 가끔은 ‘세상에 이렇게 존경스럽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싶을 만큼, 이른바 ‘엄친아’들을 만날 때가 있다. 열정적인 그네들 삶의 이야기는 마치 한편의 소설과 같아서 취재하는 내내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그들의 기사를 쓰면서는 항상 그들처럼, 소설처럼 살아가리라 다짐하곤 했다.

하지만 내 주위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나의 다짐과는 정반대의 이야기만을 해주고 있다. 대학생으로서 지녀야 할 스펙, 토익과 인턴 경험 등의 취업준비에 관한 이야기. 내 꿈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서 해고 위험이 적은 직장과 공무원 등의 취업진로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 한켠이 차가워지는 것을 느낀다. 취업특강을 오는 강사들의 이야기도 그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열정과 창의성에 대한 강조가 덧붙여졌을 뿐. 그들의 이야기는 판에 찍어낸 듯한 사전 같아서 들을 때마다 그 지루함을 견딜 수가 없다.

주위사람들과 취업특강 강사들이 말하는 취업 관련 이야기 중 가장 잘못된 점은 바로 순서이다. 갖고 있는 꿈이 무엇인지, 가고 싶어하는 곳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저 안전한 레일이 어디인지, 그 레일에 어떻게 다다르는지를 알려줄 뿐이다. 결국 그들이 가르치는 인생이란 다람쥐 쳇바퀴 같은 반복레일에 불과한 것 아닐까.

소설과 사전의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특별함’에 있다. 어느 출판사에서 나오든, 어느 사람이 쓰든 사전은 결국 거기서 거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소설은 어떠한가. 작가 별로, 출판사 별로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있으며 각 이야기마다 어떤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 우리에게도 그러한 특별함이 필요하다. 그런고로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필요한 건 뭐? 탈선∼!

글을 쓰는 사람 중 이런 말을 한 사람이 있다. “네이버와 구글에 나오지 않은 것, 그것이 최고의 글감이다”. 건지인들이여, 진정 꿈을 찾고자 한다면, 진정 소설과 같은 삶을 꿈꾼다면 검색하지 말고 사색하라. 검색을 통해 얻어지는 것은 결국 같은 것들뿐이다. 사색을 통해 쳇바퀴 같은 레일에서 탈선하게 된다면 진짜 개성을 지닌 건지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유행어는 시대를 반영한다는 말이 있다. 유행어는 아니지만, 건지인들이 흔히 들고 다니는 교재인 ‘시나공(시험에 나오는 것만 공부한다)’도 우리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취업은 해야하고, 필요한 자격증과 해야 할 공부가 너무나 많기에 이러한 교재가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머릿속이 시험문제와 취업준비로만 가득 차 있다면 쳇바퀴를 도는 다람쥐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인생이 될 것이다. 건지인들이여, 소설과 같은 인생을 꿈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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