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중앙과 지방 상생 도모해야”

위병기 전북일보 편집국장
위병기 전북일보 편집국장

 

청와대 출입 기자 당시 지방언론사 고충 느껴
중앙언론사와 지역언론사의 균형적 발전 절실
“전대인, 지역사회와 지역대학에 관심둬주길"

 

오늘도 어김없이 뉴스 보도를 확인하며 아침을 맞는다. “뉴스에 항상 노출돼 있기 위함”이라며 습관처럼 뉴스를 틀고 신문을 펼친다. 우리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1990년 전북일보 수습기자로 일을 시작해 정치부장, 경제부장, 교육부장 등을 거치며 31년간을 뉴스맨으로서 전북일보를 지켜왔고, 지난해 10월 1일에는 전북일보신임 편집국장으로 취임했다. 그리고 올 초에는 모교에서 주는 ‘2021 전북대 언론인상’을 수상했다. 전북대신문이 만나 본 위병기(경영·88졸) 전북일보 편집국장의 이야기다.

위 국장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권유로 신문을 읽었다. 습관처럼 읽어버릇한 신문이 그를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한 셈이다. 평소 신문을 가까이 두며 자연스럽게 독서를 즐겼고 다양한 글을 읽으며 정치, 경제, 사회, 법 등 인문사회에 관심을 가졌다. 나아가 자신의 주관을 펼치며 사회에 목소리를 내고자 ‘기자’를 꿈꾸게 됐다.

그는 매일 전북일보 각 부장, 임원과의 회의를 통해 그날 보도될 신문 내용의 전반적인 편집 방향을 설정한다. 또한 사건 혹은 정보가 뉴스거리로 적합한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가치를 측정한다. 이처럼 편집국장은 뉴스를 보도하고 신문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편집의 ‘최종 책임자’ 역할을 맡는다. 그는 말한다, “신문의 전반적인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최종 의사결정을 하므로 그만큼 권한도, 책임도 막중하다고 생각한다, 전북일보를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전북의 대표 언론사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라고.

한편 위 국장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청와대에 출입해 취재하는 ‘청와대 출입 기자단’ 대표를 지냈다. 당시를 ‘기자 시절의 꽃’이라고 칭할 만큼 많은 것을 보고 들었으며, 당시 취재를 통해 경험했던 것들이 현재의 삶에 밑거름이 됐다고 한다. “청와대 취재를 가면 17개 시도의 기자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평소 알지 못했던 전북의 열약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죠.” 그곳에서 그는 자신과는 다른 행동 양식과 가치관을 가진 기자들을 만나며 그간 가져왔던 편견을 깨는 한편, 지역을 바라보는 균형 감각도 키울 수 있었다. 이후 위 국장은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졌고 이는 나아가 지역언론사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이 지역사회의 구심체 역할을 했기에 올해 ‘2021 전북대 언론인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위 국장은 2016년 한국기자협회 45대 집행부에서 지역언론활성화특별위원장을 지낼 당시, 우리나라의 중앙 중심적 사고로 인해 갈수록 취약해지는 지역언론사의 고충을 느끼기도 했다. 물질적 자원이나 인적 자원이 서울에 집중되다 보니 중앙은 크고 중요한 곳, 지역은 소외된 변방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커지고 있음을 느낀 것이다. 위 국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데에도 언론 스스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 “언론은 사회 현상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선도하는 역할도 한다”며 “언론이 중앙과 지역의 상생을 도모하면 지방분권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를 위해 개인이 각자의 위치에서 크게 목소리 낼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별성 없는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는, ‘공정한 요구’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지금은 지역민들이 자신의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품고 우리 지역사회 문제에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위 국장은 최근 급격하게 변화하는 언론 환경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그는 “종이신문의 수요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인터넷신문과 종이신문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북일보는 지역언론의 포털 사이트 입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지방분권전국회의와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여러 단체가 비판하고 있듯, 기존의 포털 사이트 뉴스 제휴 기준은 지역언론에 유독 불리하게 설계돼 자칫 저널리즘의 다양성과 지역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그만큼 지역언론사의 포털 사이트 입점 장벽이 높다는 것이다. 위 국장은 “지역언론사는 소비가 떨어져 포털 사이트 입점이 어려울 수 있다”며 “중앙언론사와 지역언론사의 균형적 발전이 절실한 만큼 이 또한 하루빨리 성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일정 부분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지역 구성원들의 중앙 중심적 사고의 변화 또한 중요하다고 전했다. 더불어 우리학교 학생들도 지역사회와 지역 대학에 관심을 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자가 가져야 할 덕목을 읊으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가장 위험한 사람은 책 한 권 ‘안’ 읽은 사람이 아니라 책을 ‘한 권만’ 읽은 사람입니다. 우리에겐 불편부당한 시각과 선입견 없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또한 낯선 사람과 낯선 환경 속에서 낯선 정보를 접하려는 적극적인 행동력, 그리고 세상이치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기자를 꿈꾸는 전북대 학생들이 이러한 덕목을 갖춘 훌륭한 기자가 되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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