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넘어 인생을 디자인하다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인 '레드 닷 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한 황연우(산업디자인.21졸) 씨.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인 '레드 닷 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한 황연우(산업디자인.21졸) 씨.

 

감성에 실용성 얹은 턴테이블 디자인 ‘호평’
남들보다 늦게 입문했지만 본상 수상 쾌거
“다음 목표는 대중적인 디자이너가 되는 것”


“디자인은 여러 사람이 공통으로 느끼는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앞으로도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을 하고 싶습니다.”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인 레드 닷 어워드(Red Dot Award) 본상 수상자 황연우(산업디자인·21졸) 씨의 수상 소감이다.

레드 닷 어워드 수상은 연우 씨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죽기 전에 꼭 나가고 싶은 대회에서 상까지 받았다는 게 감격스러울 뿐이에요.” 그는 작품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을 이어갔다. “엘피판을 놓는 턴테이블 받침대 중간에 홈을 파서 CD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어요. 톤암에서 나오는 레이저가 CD를 읽을 수 있죠. 핸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이 많은 만큼 블루투스 기능을 추가해 실용성도 더했어요.”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그는 어린아이처럼 신나 보였다. “무엇을 하든 음악을 들으면서 해요. 그런 제 취미와 관련된 제품을 디자인하고 싶었어요. 마침 작품을 구상하던 2019년에 ‘레트로’, ‘뉴트로’가 급부상 했잖아요? 여기서 턴테이블이라는 영감을 얻었죠.” 연우 씨는 남모를 고충도 겪었다. “제가 공대생이 아니라서 내부 구조를 설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어요. 구조나 원리를 영상으로 공부했는데도 쉽지 않더라고요.”

연우 씨의 예술 인생은 친구의 말 한마디로 시작됐다. 고등학교 2학년, 진로를 고민하던 그에게 한 친구가 말했다. “나랑 같이 미술학원 다니자.” 친구의 가벼운 제안은 미술에 대한 그의 열정을 일깨웠다. 그는 집안 사정으로 학원을 다닐 수 없는 상황에도 낙담하지 않고 대입을 준비했다.

그러나 입학 후 또 다른 난관이 그를 맞이했다. “디자인 과정 중 스케치가 굉장히 중요해요. 근데 동기 중에 제가 제일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남들보다 몇 배로 열심히 했죠. 어려운 상황에서 좌절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 상까지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연우 씨는 우리 학교에 감사한 분들이 많다. 특히 홍정표(예대·산업디자인) 전 교수는 연우 씨의 은사이자 귀인이다. 그는 홍정표 전 교수를 ‘단순한 디자인의 중요성과, 디자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가르쳐 주신 분’이라고 말하며 존경을 표했다. 은사의 가르침을 받든 연우 씨의 디자인 철학은 ‘Simple is The Best.’

“필요 없는 면은 지양해요. 어떤 형태든 만드는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그게 없다면 과감하게 뺍니다.” 연우 씨에게는 남은 버킷리스트가 있다. 바로 부모님이 연우 씨가 디자인한 제품을 어디서나 쉽게 접하고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성공한 디자이너가 되는 것. 버킷리스트 달성을 위한 연우 씨의 여정은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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