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딜지라도 계속 나아가는 ‘바다거북’처럼

 

특수부대 출신 아버지 권유로 SDT 지원
‘결코 포기 않겠다’는 각오로 미션 임해
“장래 대통령경호처에서 일하고 싶어요”

 

씩씩하고 당찬 걸음걸이로 다가와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네는 사람. 화제의 밀리터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강철부대’에 SDT 대원으로 출연한 이정민(경영·17) 씨였다. 길고양이를 보면 지나치지 못한다는 정민 씨. 그는 ‘특수부대’하면 떠오르는 냉철한 이미지와 달리 그의 별명 ‘두부’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심성을 지닌 사람이었다. 정민 씨가 복무했던 SDT는 Special Duty Team의 약자로 대테러 초동 조치, 요인 경호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육군 군사경찰 특수임무대다.

어렸을 때부터 골프 선수, 음악가, 경호원 등 여러 가지 꿈을 가졌던 정민 씨. “중학교 때까지는 골프 선수 준비를 했고, 중고등학교 시절 기타부와 밴드부의 부장을 담당할 정도로 음악에 관심이 많았어요.” 다방면에서 경험을 쌓아온 그는 대학 졸업 후에도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자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이후 학술 토론 동아리 ‘카스피’와 학생회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계속해서 견문을 넓혀갔다.

교내활동을 활발히 이어가던 중 군 입대 시기가 찾아왔고, SDT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했다. “의무경찰 복무를 꿈꿨지만 특수부대를 전역한 아버지의 군 복무 이야기를 듣고 SDT를 택했습니다. 이왕 가는 거 남들과는 다른 군 복무 경험을 하고, 미래의 자식에게 멋있는 군 생활을 들려주고 싶었어요.” 뛰어난 달리기 실력을 가진 정민 씨는 전북 지역 1등으로 SDT에 합격해 21개월간 기량을 펼쳤다. 

군 제대 후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던 정민 씨에게 ‘강철부대 출연’이라는 기회가 찾아왔다. “SDT가 악과 깡이 살아있는 부대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강철부대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물론 출연을 결심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따랐다.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가 전역하고 시간이 꽤 흐른 상태였어요. 과연 SDT의 명예를 걸고 참여해도 괜찮을지 오랜 시간 깊이 고뇌했죠.” 그는 강도 높은 매 미션에 ‘SDT 선후배에게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 각오로 참여했다.

정민 씨는 ‘40kg 군장 산악 행군’을 가장 기억에 남는 미션으로 꼽았다. “어깨 부상으로 힘들어하는 저를 위해 팀원들이 군장을 들어주던 순간을 잊을 수 없어요. 대신 군장을 메서 힘들어하는 팀원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강준 대원은 ‘오지 마, 물 먹고 쉬고 있어’라고 했죠. 그 말을 듣자마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첫 대결에서 어깨 부상을 당했던 정민 씨. 그가 아픔을 딛고 완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팀원들이었다.

포기를 모르는 정민 씨에겐 어렸을 때부터 바라던 소망이 있다. 어떠한 역경이 닥쳐올 때, 조금 더딜지라도 목표를 향해서 정확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바다거북 같은 사람이 되는 것. “현재는 대통령경호처에 근무하는 것이 1순위 목표입니다. 경호처에 들어가기까지 과정이 힘들더라도 덤덤하게 끝까지 나아갈 것입니다.”

백선영 기자 seonyoungkk@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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