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이 체질! 저는 농사가 체질이에요

조부모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관심 키워
한 학기 동안 멜론 재배하며 꿈 더욱 굳어져
농업에 대한 편견 깨나가는 청년 농부 될 것

“멜론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아시나요? 멜론의 배꼽 부분을 눌러보셨을 때 말랑말랑하다면 잘 익은 멜론입니다. 구매 후 멜론을 잠시 뒀다가 드시면 후숙돼 맛있게 드실 수 있어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직접 재배한 멜론에 대해 끊임없이 설명하는 한 남자. 그는 영농창업특성화사업단 ONE-YEAH 협동조합 (이하 협동조합) 멜론작목반 ‘멜론이 체질’ 조성진(원예·18) 대표다. 멜론에 대해 유쾌하게 설명을 이어가는 모습이 영락없는 청년 농부였다.

성진 씨의 어린 시절 꿈은 경찰이었다. 그가 진로를 바꾸게 된 이유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역할이 컸다. “농업에 종사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고 자라 나중에 농사를 짓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이후 고등학교 3학년 때 농업의 전망이 밝다고 판단해 원예학과에 진학하게 됐죠.” 원예학과에 진학한 성진 씨는 우리 학교 영농창업특성화사업단 협동조합에도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됐다. 협동 조합은 지난 2018년부터 원예학과 학생들을 주축으로 매년 다양한 작목반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성진 씨는 올해 개설된 작목반 중 멜론 작목반에 지원해 대표까지 맡았다.

호기롭게 참여했지만, 재배과정은 쉽지 않았다. 성진 씨를 포함한 11명의 작목반원이 모두 멜론 재배가 처음이라 요령이 부족했다. 이런 작목반원들에게 구세주가 등장했다. “벽에 부딪힐 때마다 원예학과의 최동근 교수님, 멜론 재배 경험이 있는 원예학과 선배님, 사업단 직원분들이 아낌없이 조언해주시며 이끌어주셔서 재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저희에게는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 같은 분들입니다.”

멜론 재배를 마치고 판매를 시작했을 때, 성진 씨의 머릿속엔 이런 생각이 문뜩 떠올랐다. “한 학기 동안 온갖 노력을 기울여 재배한 멜론이 안 팔리면 어떡하지?” 하지만 성진 씨의 걱정과 달리 멜론은 판매 첫날 ‘완판’됐다. “공들여 재배한 멜론을 전량 판매하고 나니 속이 후련하면서도 한편으론 아쉬웠어요. ‘조금 더 나은 멜론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음에 다시 재배한다면 상품성이 더 높은 멜론을 재배해 판매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성진 씨는 멜론 재배 이후 농부라는 꿈을 더 확고히 할 수 있었다. 그는 “원예학과에 진학하면서 자부심이 더 커졌어요. 정부도 청년 농업인 육성정책을 펼치는 등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어 이만큼 전망 좋은 직종이 없다고 생각해요”라며 웃어 보였다.

그런 성진 씨에겐 한 가지 소망이 있다. 바로 일부 사람들이 가진 농업에 대한 편견을 깨는 것이다. “농업을 ‘접근성도 떨어지고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 아쉬워요. 앞으로 농업에 종사하면서 이러한 편견을 깨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김진형 기자 jhk8400@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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