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맞으며 달리는 그 낭만, 뭔지 아시죠?

유튜브 ‘해야’ 통해 전주 라이딩 장소 소개
여성 라이더 향한 부정적 인식 종종 느껴
“바이크, 인생의 여정을 함께 하는 동반자”

유튜브 '해야'에서 해주 씨는 1인칭 시점으로 전주 라이딩 장소와 바이크 관련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유튜브 '해야'에서 해주 씨는 1인칭 시점으로 전주 라이딩 장소와 바이크 관련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자신의 체구보다 큰 바이크에서 내려 헬멧을 벗은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대학생이었다. “한 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후회 없이 보내려고요.” 인터뷰 내내 그가 뱉은 말에는 ‘낭만’이 묻어있었다.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사람, 바이크 유튜버 ‘해야’로 활동 중인 조해주(동물생명공학·19) 씨를 만나봤다.

‘해야’는 해주 씨의 이름 중 가운데 글자를 따서 만들어졌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6개월, 지금은 약 2만 7500명이 그의 유튜브를 구독하고 있다. “같이 여행 가는 느낌의 영상을 만들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사실 바이크 타는 일상을 이렇게 좋아해 주실 줄 몰랐어요. 길을 걷다 보면 종종 제 팬이라며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참 감사하죠.” 그는 1인칭 시점으로 전주 라이딩 장소와 바이크 관련 정보를 소개한다. “구독자 중에 우리 학교 학생분들도 꽤 있고, 제 영상으로 바이크에 입문했다는 댓글도 많아요. 그런 글을 볼 때마다 뿌듯함을 느낍니다.”

해주 씨는 올해 초, 우연히 바이크 유튜버 영상을 보며 바이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헬멧 벗으면서 머리 휘날리는 로망 하나쯤은 있잖아요?” 그렇게 해주 씨는 지난 3월, 대출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입문용 바이크를 구매했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사자 등에 업힌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바이크를 계속 타다 보니 온순한 말이 되더라고요. 이제 바이크는 저와 인생의 여정을 함께 하는 친구예요.”

해주 씨가 타는 바이크의 이름은 ‘연두’다. 바이크가 연두색이라서 붙여준 이름이다. 그가 연두와 가장 자주 찾는 곳은 전주 한옥마을의 ‘청연루’다. “야경이 근사해서 밤에 가면 정말 예뻐요. 연두 덕에 청연루의 자연환경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어요. 특히 바람을 맞으며 강이나 하천을 지날 때면 자연과 하나가 된 기분이에요. 갑자기 비가 내리면 비와 함께 달리는 그 낭만, 뭔지 아시죠?”

연두와 도로로 나갈 때,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기도 한다. “비슷한 나이대의 라이더들은 많지만, 여성 라이더는 굉장히 적어요.” 해주 씨는 종종 비난성 댓글도 달린다며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다. “세상의 장벽이 느껴질 때도 있지만, 힘이 되는 경험도 많아요. 신호 대기 중에 창문을 내리고 엄지를 올리며 격려해 주시는 분들도 있고, 배달 기사분이 멋지다고 말씀해주신 적도 있어요.”

‘편해지면 죽는다.’ 그가 바이크를 타기 전, 몇 번이고 속으로 되뇌는 말이다. “항상 긴장하면서 타야 몸도 지키고 주변 환경도 지킬 수 있어요.” 20년 후의 모습에 대한 질문에 그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때도 바이크를 타고 있을 거예요. 바이크 타는 사람이랑 결혼해서 전국투어 하는 게 제 인생의 꿈이에요. 앞으로도 연두와 함께할 거고,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용주연 기자 mailyong1004@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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