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백만대군의 적이 공격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대기역학’이 기상청 취직에 가장 도움된 과목
기상학, 과학적 지식 외에도 행정, 법적 이해 필요
7급, 9급을 비롯해 연구사까지, 길이 열려있는 곳

“여행 계획이 있으신가요? 내일 날씨는 맑음입니다.” 날씨는 하루의 기분을 좌우할 정도로 일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예측불허인 날씨를 그 누구보다 먼저 아는 남자. 바로 기상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동영(지질?10졸) 씨다. 따뜻한 미소를 가진 동영 씨의 기상청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최근 방영된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을 ‘기상청의 애환을 고증으로 담아낸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그중 긴박한 기상특보 장면은 현실과 매우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장마철에는 비가 많이 오기에 레이더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어야 해요. 그러다 태풍이라도 오면 꼭 백만대군의 적이 성을 공격하기 위해 아주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것 같죠.” 모두 잠든 새벽, 기상청 직원들은 특보와 호우주의보를 내리기 위해 매우 급하게 움직인다.

시간이 생명인 기상청, 동영 씨가 처음부터 이 직업을 꿈꿨던 건 아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지구과학을 좋아했던 그는 자신의 관심 분야인 지구환경과학에 진학했다. “여러 과학 수업 중 해양, 지질 내용이 가장 재밌었어요. 더 심도 깊게 관심분야를 공부해 보고 싶었죠.”

막연함과 불안감에 폭풍전야처럼 보냈던 대학 시절, 동영 씨는 3학년 2학기부터 구체적으로 진로를 고민했다. “무엇을 하며 밥 먹고 살아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다 기상청에 취직한 선배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고 용기가 생겼죠.” 동영 씨는 ‘대기역학’이라는 수업을 통해 일기도 분석과 기상역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며 기상청 취업에 가장 큰 도움이 된 과목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그는 2년간의 수험생활을 거쳐 ‘기상청 사람들’이 됐다.

많은 사람이 기상청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동영 씨. 그는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자연현상을 100%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동영 씨는 10번의 예보 가운데 기상청은 88.5~9번 맞출 정도로 정확한 편이라고 말했다. “비가 온다고 해서 우산을 챙겼는데, 비가 오지 않으면 번거롭다는 생각에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기 쉽죠. 이렇게 되면 그 뒤로 예보가 정확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어요.” 이어 동영 씨는 “정확한 날씨가 궁금하다면 기상청 앱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온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 직원은 기상학, 과학적 지식만 풍부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공무원이기에 행정과 법적인 이해도 필요하다. 그는 기상청을 문과와 이과의 사고가 동시에 필요한 곳이라고 정의했다.

한동영 씨는 최근 방영된 드라마로 기상청의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기상청 취업을 꿈꾸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9급, 7급, 공채를 통해서 입사할 뿐만 아니라 석사 이상을 전공한 뒤 연구사로도 들어올 수 있어요. 다양한 길이 있는 만큼 학과 선배 또는 교수님의 조언을 귀담아듣는 것이 중요해요. 뜻이 있으면 길이 있듯이, 도전하면 분명 길이 열릴 겁니다!”

안유진 기자 lisaisa@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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