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제일 빛나는 순간은 판소리를 할 때에요!”

할머니가 다니던 민요학원에 동행, 소리 시작의 계기
전북대 신한류 프로그램 통해 세계에 우리 문화 전파
“친근하고 재미있는 공연으로 대중에게 다가갈게요!

“편하고 오래 들을 수 있는 소리꾼이 되고 싶어요.” 22년 차 소리꾼 김유빈 씨 (한국음악·17졸)의 꿈은 관객들이 자신을 또 보고 싶게끔 만드는 명창이 되는 것이다. 그는 수많은 무대를 했지만 아직 자신의 인생에서 완벽한 공연은 단 한 번 도 없었다고 말한다. 최고의 공연을 선보이고자 밤낮 가르지 않고 소리하는 그의 허스키한 목소리에서 김유빈 씨의 열정과 인생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음치 탈출이 목표인 할머니의 영향으로 판소리를 시작했다. 노래를 잘 부르고 싶은 마음에 민요학원을 다니던 할머니는 5살 유빈 씨를 집에 혼자 두고 갈 수 없어 학원에 데려갔다. 어린 나이임에도 민요를 구성지게 부르는 유빈 씨를 보고 주위 할머니들은 입이 마르게 칭찬했다. 그렇게 동네에서 유명인사가 된 김유빈 씨는 국악을 좋아하던 할머니의 뜻에 따라 판소리를 시작했다.

전주 MBC ‘얼쑤! 열린 마당’에 출연해 춘향가 일부를 공연할 정도로 재능을 보였던 유빈 씨는 자연스럽게 명창이라는 꿈을 꾸게 됐다. 그러다 선생님, 요리사 등 다양한 직업을 희망하는 친구들을 보며 자신의 꿈에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다. “처음으로 제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어요. 그 끝에 제가 원하는 것은 판소리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최고의 명창이 되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는 판소리를 더 재미있고 오래하기 위해 창극에 도전했다. 그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창극은 수궁가다. 유빈 씨는 유창한 판소리 실력으로 수궁가의 토끼 역할을 맡았지만 연기 경험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 “아무리 연습해도 제자리걸음인 제 모습을 보고 화가 났어요. 연습 중 뛰쳐나가 1시간 동안 펑펑 울고 난 후 집 으로 돌아간 적도 있었죠.” 하지만 유빈 씨는 포기하지 않고 매일 연습실로 발걸음을 향했다. “점점 많은 창극 무대에 오를수록 제가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였어요. 이 짜릿함이 제가 지금까지 무대를 서는 이유에요.”

무대의 매력에 흠뻑 빠진 유빈 씨는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 자신의 재능을 펼치고 싶었다. 그런 유빈 씨의 꿈을 이뤄 준 것은 바로 전북대 신한류 프로그램이었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유빈 씨는 한 달 동안 스페인, 포르투갈 등을 방문하며 우리나라의 문화를 널리 전했다. 유빈 씨의 공연에 외국인들은 큰 반응으로 화답했다. “이때만큼 뿌듯했던 경험은 없었어요. 우리 문화를 외국에 뽐내고, 이 모습을 본 외국인들이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러주는데, 그것만큼 우리가 빛나는 순간이 또 있을까요?” (웃음)

현재 그는 정읍시립국악단 상임단원으로 활동하며 전주 소리 문화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김유빈 씨는 “전주는 한옥, 비빔밥 등 전통이 깃든 지역으로 유명하다”며 판소리 역시 전주가 본거지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판소리의 멋을 살리고자 전주시는 전주세계소리축제를 개최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판소리는 직접 들어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무대라며 조금은 생소하더라도 공연을 보러 와주길 소망했다. “샌드아트와 국악이 결합돼 하나의 이색작품을 만든 것처럼 우리도 대중이 소리를 더 재 밌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원소정 기자 thwjd5443@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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