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의 꿈, 오랜 노력 끝에 결실을 맺다

늦은 나이에 트라이아웃 도전해 프로선수 발탁
한솔 레미콘 소속, 안전한 플레이로 역할 톡톡
“포기하지 않고 문 두드리면 열리는 날 있을 것”

 

“오랫동안 농구를 해왔지만, 경기가 시작될 때는 처음 농구공을 잡았던 순간처럼 승부욕이 끓어올라요.” 소년만화에 나올 법한 그의 눈빛에는 꺼지지 않는 열정이 넘쳤다. 농구공을 잡은 지 25년 만에 프로농구선수로 데뷔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철(체육교육·10졸) 선수를 만났다.

김철 선수는 일찍부터 농구선수를 꿈꿔왔다. 학창시절에는 교내 농구부가 없는 전주동중학교에서 혼자 농구를 연습했다. 그러다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전주남중학교 농구부에 섭외돼 두 학교를 오가며 집안 어른 몰래 농구부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집에서 이를 알게 돼 그의 도전은 4일 만에 막을 내렸다. “핸드볼 선수이셨던 아버지께서 엘리트 운동 선수는 몸이 힘들고 체벌이 심하다는 이유로 반대하셨어요.”

어쩔 수 없이 농구선수의 꿈을 뒤로할 수밖에 없었던 그는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한 후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체육을 가르쳤다. 여전히 농구를 좋아했기에 주말에는 농구 동호회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그가 어렸을 때 즐기던 3x3 농구 프리미어리그가 열렸다. “25년 동안 프로 농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어요.”

그의 나이 서른여섯, 그는 두려워하지 않고 3x3 농구 프로팀 선수를 뽑는 트라이아웃에 도전했다. “트라이아웃에 나간다고 했을 때, 지인들이 많이 반대했어요. 나이가 적지 않은데다 소속팀 없이 지방에서 서울로 혼자 올라왔으니까요.” 주변의 반대에도 도전했고, 김철 선수는 프로팀 생활을 4년째 이어가며 큰 활약을 하고 있다.

그는 현재 한솔 레미콘에서 가드 포지션을 맡고 있다. 지금까지 한 번도 큰 부상을 당해본 적이 없다는 김 선수는 수비할 때 몸싸움을 하지 않는 것이 비결이라고 밝혔다. 안전한 플레이스타일 덕분에 그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거뜬하게 자신의 구실을 하고 있다. 김철 선수는 “전에 했던 인터뷰들을 돌아보니, 매번 ‘선수생활은 올해까지만 해야지’ 말만 하고 결국 지금까지 해왔더라고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현재 그는 평일에는 전주에서 초등학생들을 가르치고, 주말에는 서울에서 연습과 경기를 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김철 선수 주변에는 농구선수가 되길 원하는 꿈나무들이 많다. 김 선수는 늦은 나이에도 프로에 데뷔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응원의 말을 남겼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트라이아웃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 역시 없지 않았을까요? 온 힘을 다해 노력한다면 원하는 기회의 문이 열릴 것으로 생각합니다!”

임현아 기자 crushonair@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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