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따라 둘레길 따라

연강인 학생들에게 빠른 걸음걸이나 전동킥보드 등의 이동 수단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전북대. 넓은 캠퍼스만큼이나 전북대 소유의 산책로 또한 광활하기 그지없다. 전북대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캠퍼스 둘레길, 전북대신문과 함께 걸어보자. <여는 말>

▲ 시작은 바로 여기, 전대힐링숲

▲신정문을 나서면 보이는 전대힐링숲의 입구이다.
▲신정문을 나서면 보이는 전대힐링숲의 입구이다.

코스의 시작인 전대힐링숲은 한옥 정문과 근처의 또 다른 한옥인 심천학당 옆에 자리 잡고 있다. 학교의 경계에 위치한 장소 덕분에 학생과 시민이 전대힐링숲을 자주 오간다. 이곳은 ‘힐링숲’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소나무, 잣나무 등이 식재돼 있고 곳곳에 예술대 학생들이 전시한 예술품도 눈에 띄어 도심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정취를 선사한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전대힐링숲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있노라면 미술관에 와있는 것 같기도 하고, 특별한 체험을 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정명환(덕진구·54) 씨는 “시야에 한옥 건물이 들어와 그런지 혼자만 조선 시대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작가 최명희를 기리며, 혼불문학공원

▲혼불문학공원 중앙에 위치한 소설가 최명희의 묘다.
▲혼불문학공원 중앙에 위치한 소설가 최명희의 묘다.

가로수 가득한 전대힐링숲을 지나 캠퍼스를 가로질러 문학공원까지 향하는 길은 꽤 덥다. 혼불문학공원의 입구로 들어가니 가득한 나무들로 만들어진 그늘의 등장에 이곳을 지나다니는 시민의 얼굴이 한결 편안해진다. 최명희 작가는 평소 자신의 사후 자리에 대해 조촐하되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혼불문학공원에는 그러한 작가의 생각이 최대한 반영됐다. 공원의 중심에는 전북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작가의 묘와 그의 청년 시절을 담아낸 부조상, 어록과 혼불의 구절이 새겨진 안내석이 자리 잡고 있다. 혼불은 1930년대 근대화 시기를 생생하게 담아내어 소설이라는 장르를 넘어섰다는 극찬을 받지만, 작가의 암 투병으로 완결되지는 못한 장편 대하소설이다.

▲ 지역 주민의 곁을 지키는 학술림

▲전북대 캠퍼스 둘레길 안내 지도다.
▲전북대 캠퍼스 둘레길 안내 지도다.

전북대에는 총 3개의 학술림이 있다. 제일 규모가 큰 부안 변산 학술림, 진안에 있는 진안 배군 학술림, 전주 캠퍼스를 둘러싸며 현 둘레길을 차지한 전주 덕진 학술림이다. 전주 덕진 학술림은 300만㎡의 둘레길 3/5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크다. 이곳에는 편백나무, 중국 단풍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등의 여러 수종이 광활하게 식재돼 있다. 전주 덕진 학술림은 산림휴양 및 건강증진 등 도시 숲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1978년도부터 전주시와 협정을 맺어 전주 시민 공원으로 지정돼 지역사회에 기여 중이다. 학술림 관계자는 “우리 대학의 목적은 학생 구성원뿐만 아닌 지역 주민 모두가 학술림에 쉬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산림복지진흥원에서 진행하는 공모 사업을 매년 신청해 2004년부터 숲 체험교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술림은 목적 달성을 위해 숲 체험교육뿐만 아니라 국립교육사업, ‘숲 힐링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캠퍼스 곳곳에 심어진 가로수 옆 수목표찰을 작성한다. 학술림 관계자는 이외에도 앞으로 학술림 내 프로그램으로 “산림 탄소 제도와 관련하여 학술림에 탄소 인증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상섭(농업생명과학·산림환경과학) 교수는 “시민에게 제공되는 혜택은 물론이고, 교수진들의 개인 연구 및 산림이라는 전체적인 장소의 기후·생태계 변화를 연구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치를 지닌 장소”라며 학술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광활한 자연의 아름다움, 오송제

▲팔각정자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다.
▲팔각정자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송제라는 지명은 오송지라는 이름에서 유래됐다. 오송지는 큰 소나무 5그루가 있는 오송리 근처에 있는 연못이라는 뜻이다. 8월 말, 초록빛 싱그러움으로 가득한 단풍나무 숲을 지나 소나무 군락 아래를 지나면 호수 위를 가득 차지한 연꽃과 팔각정자에서 이를 구경하는 시민이 보인다. 정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얼굴들은 하나같이 편안하다. 이복희(완산구·56) 씨는 “넓은 자연을 보고 있으면 눈도 마음도 평온하다. 도심 속 숲이라 이동이 편해 시간 되는 날 자주 오가며 쉬고 있다”고 전했다. 오송제 옆 편백나무 숲에는 넓은 평상과 안락한 벤치 여럿이 마련돼 있다.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여름 중턱에도 이곳은 시민에게 선선한 바람을 선물한다. 주진호(덕진구·49) 씨는 “나무 덕에 그늘이 져서 평상에 누워있으면 시원하고 좋다. 마치 신선놀음하는 것 같다”며 평상에 누워 여유로운 한 때를 보냈다. 

▲ 오감으로 즐기는 건지산 숲속 작은 도서관

▲숲속에 위치한 건지산 숲속 작은도서관의 모습이다.
▲숲속에 위치한 건지산 숲속 작은도서관의 모습이다.

건지산 숲속 작은 도서관은 숲에 관한 책을 오목조목 전시해 둔, 숲 특화 도서관이다. 숲에 대한 책을 읽다 도서관 밖으로 나가면 오감으로도 숲을 느낄 수 있다. 도서관이 숲 안에 자리하고 있어 건지산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좋은 쉼터가 되기도 한다. 건지산 숲속 작은 도서관측은 숲속 도서관 특성을 살려 상하반기에 ‘숲속 정원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참여자들은 도서관 앞 정원을 직접 꾸며보며 도서관을 또 다른 방식으로 즐긴다. 또한 ‘여기는 건지 숲’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숲해설과 봄꽃·수경 식물 심기, 비즈 팔찌 체험 등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참여자들이 서로를 그려주거나 풍경을 그리는 ‘일상 드로잉’과 버려지는 쓰레기로 책을 만드는 ‘정크아트 팝업북 만들기’ 프로그램도 꾸준히 운영 중이다. 김진경 전주시청 주무관은 “도서관이 통창으로 돼 있어 밖의 풍경을 보며 힐링하기 좋다”며 “편하게 방문해 더위와 추위를 피하며 프로그램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 연꽃 가득한 덕진공원

▲8월, 연꽃이 가득한 덕진공원의 모습이다.

전북대 생활관인 참빛관 옆에 있는 덕진공원은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시민도 애용하는 산책로 중 하나다. 야호 맘껏 숲놀이터가 근처에 있어 아이 동반 가족단위 방문객도 눈에 많이 띈다. 연인과 친구, 가족과 공원을 찾는 이들은 청사초롱이 길을 비추고 한옥 정자들이 자리한 공원 곳곳을 걷는다. 연화교 중간에 자리 잡은 한옥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가 하면 공원의 풍경을 배경으로 즐거운 한 때를 사진에 남기기도 한다. 덕진공원의 아름다움은 달빛을 머금을 때 절정에 달한다. 밤이 주는 차분함과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진 공원의 풍경은 흡사 조선 시대로 여행 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7월과 8월, 연못 가득 앞다퉈 핀 연꽃의 풍경은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유진(덕진구·26) 씨는 “풍경이 예뻐 이곳에서 자주 산책한다”며 “덕진 공원은 연꽃이 만개한 여름 풍경이 특히 아름답다”고 말했다.

김소은 기자 xoxoeun@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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