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계 매출 급감, "불안하다" 한 목소리

오염수 방류에 소비자와 상인 모두 한숨
정수 시설 통해 정화되지 않는 ‘삼중수소’
전라북도, "수산물 관리·소비 촉진 힘쓸 것"

일본이 끝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일본은 지난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가 붕괴된 이후 원전 냉각을 위해 해수를 냉각수로 이용한 바 있다. 핵연료와 접촉한 해수는 각종 방사성 물질에 의한 오염수로 일본 내에서 탱크 저장 방법을 통해 지난 12년간 저장됐다. 하지만 지난 2021년 4월 저장 공간의 제한으로 해양 방류를 피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지난 8월 24일 방류를 시작했다. 오염수는 앞으로 30년간 총 134만t이 방류된다.

▲오염수 방류에 소비자·상인 ‘전전긍긍’
오염수 최초 방류 이후 전국민적 관심이 방류된 오염수의 안전성과 해양 생태계의 오염으로 쏠린 가운데 서해안에 접한 전북지역 시민 역시 불안함을 표출하고 있다. 평소 회를 즐겨 먹는다는 백지아(전주시·31세) 씨는 “평소 2주에 한 번 먹을 정도로 회를 좋아했지만, 오염수가 방류돼 이후로는 회를 먹는 횟수를 줄여나가야 할 것 같다”며 걱정했다. 장을 보러 마트에 방문했다는 송명옥(전주시·67세) 씨는 “해산물도 걱정이지만 모든 음식에 소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소금이 가장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미리 소금을 구비해 올해 김장은 대비했지만 내년 그리고 그 후가 걱정”이라고 밝혔다.

우려는 지역 수산업계로도 이어졌다. 군산수산물종합센터에서 활어횟집을 운영 중인 ㄱ씨는 “오염수 방류 이후 아예 회를 안 드시려는 분들도 있고 좀 더 조심스레 접근하려는 분들도 계시다”며 방류 이후 도미, 가리비와 같은 주로 일본이 원산지인 수산물 가격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방류가 시작된 시점이라, 수산물 시장의 활기와 소비 활성화를 위해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안전성 홍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방류하기 전보다 손님이 7~80% 정도 감소한 것을 체감한다는 새만금종합수산시장의 상인 ㄴ씨는 “생태계 순환으로 오염수가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시기가 정부의 예상보다 빠를 것”이라며 “당장 방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장 추석을 앞둔 시점에서 방류가 결정돼 장사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고충을 호소했다.

▲오염수 방류에 뜨거운 감자, 삼중수소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래대로라면 냉각수로 고온의 원자로를 식혀야 한다. 하지만 지진과 해일로 시설이 파괴됐던 동일본대지진 때에는 냉각장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핵원료 잔해가 녹게 됐다. 일본은 녹은 핵원료를 식히기 위해 냉각수를 투입했으며 이후 파괴된 원전으로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되면서 유독성 방사성 물질과 물이 섞인 오염수가 발생했다. 오염수가 계속 늘어나면서 저장할 공간이 없어지자 일본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과 처리 방법을 고민하다 바다에 방류하는 것을 선택했다.

일본은 오염수 방류에 대비해 크게 2가지 방침을 내세웠다. 첫 번째는 오염수 내에 포함된 방사성핵종을 정수 시설을 통해 정화하겠다는 것이다. 방사성핵종은 방사성 동위원소라고도 불리며 원자핵이 불안전한 방사성 동위원소는 안정된 원자핵이 되기 위해 방사선을 방출한다. 두 번째는 정수 시설로 정화되지 않는 삼중수소를 바닷물로 희석해 농도를 낮춘 후 방류하겠다는 것이다. 삼중수소는 수소의 방사성 동위원소로, 자연에 존재하는 수소 대다수는 중성자 없이 양성자 1개와 전자 1개로 이뤄져 있다. 이를 경수소라고 부르며 중성자가 1개인 수소를 중수소, 2개인 수소를 삼중수소라고 부른다.

여기서 문제점은 삼중수소가 방사성핵종이라는 것이다. 삼중수소는 일반 수소와 성질이 같아 걸러낼 방법이 없으며 방사성 동위원소인 탄소14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오염수에 포함된 64종의 방사성핵종 중 62종을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정화하고 제거되지 않는 삼중수소와 탄소14엔 해수를 섞어 농도를 낮출 계획이다.

소비자 다수와 업계 종사자들이 걱정과 어려움을 토로하는 가운데 일본과 우리나라 정부는 오염수 방류가 비교적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도쿄전력은 매일 원전으로부터 3km 이내의 지점에서 리터당 700Bq, 10km 이내의 해역에서는 리터당 30Bq를 초과할 경우 바로 방류를 중단토록 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제공한 지난 8월 24일부터 28일의 삼중수소의 수치를 보면 9Bq를 기록하며 기준치보다는 낮은 수치였다. 오염수에 들어있는 삼중수소 총 양은 약 780TBq으로 앞으로 30년에 걸쳐 1년에 22TBq 정도를 배출할 예정이다.

정경태 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환경방사능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후쿠시마 앞바다에 방출된 삼중수소는 10년 후 북태평양 전체로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 해역에는 4~5년 후부터 본격적으로 유입돼 10년 후에는 약 0.001Bq/㎥ 내외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이 수치는 국내 해역의 평균 삼중수소 농도의 10만분의 1 수준으로 국내 해역에 실질적인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삼중수소가 포함된 물을 지속해서 마시면 체내에서 피폭이 일어날 수도 있으며 먹이 그물로 차츰차츰 누적된다면 생물 내에 삼중수소 같은 방사성핵종의 농도가 올라갈 수 있게 된다. 또한, 삼중수소가 체내에 들어왔을 때 생길 수 있는 유기 결합 삼중수소도 5~6%의 가능성으로 낮은 수치지만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정경태 전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 해역에의 영향이 크지 않다고 해서 오염물의 방류가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전북도, 수산물 안전관리·감독 강화할 것
전북도는 앞으로의 수산물 안전관리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 8월 24일 오염수 방류 확정에 따라 구성된 앞으로 도내에서 생산 및 유통되는 수산물의 안전관리와 해양 방사능 감시를 더욱 확대해 안전한 수산물 공급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방사능 검사 등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더욱 강화한다. 도내에서 생산·유통되는 수산물의 안전성 검사를 전년 562건 대비 408건이 증가한 970건(생산단계 540건, 유통단계 430건)으로 확대·실시해 수산물을 더욱 안전하게 관리할 예정이다. 산지위판장(비응항)에서 위판되는 수산물에 대해서도 최초 방류 이후 주 6회 수산물 유통 전 방사능 신속 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방사성 물질 검출이 안 될 때만 경매를 진행하게끔 해 안전한 수산물이 유통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양식장 및 수산물 가공·유통 업체에서 방사능 검사 요청 시 신속히 검사를 진행 통보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수산물의 소비 촉진을 위한 활동 역시 강화한다. 주기적으로 유해 물질 검사·관리를 받는 수산물 안심관리마을도 시범사업으로 도입한다. 도내 바다 양식장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므로 수산물의 안전성 확보와 동시에 소비 촉진을 도모한다.

도내 바닷물 방사능 검사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선유도·변산 해수욕장에 대해 매주 방사능 검사를 하는 한편, 원근해(원자력안전위원회) 2개소(어청도·고창 먼바다), 연안 항·포구(앞으로) 3개소(군산항·말도·구시포 앞바다)도 방사능 검사를 해 도내 해역 오염도를 주기적으로 관찰한다.

최재용 전북도 새만금해양수산국장은 “원전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 소비 감소 등 도내 수산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양식장, 위판장, 시장 등에서 생산·유통되는 수산물의 안전성 검사를 강화해 안전한 수산물이 공급될 수 있도록 온갖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준혁 기자 moondori3840@jbnu.ac.kr
박의진 기자 pjeen1009@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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