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선본 에타질 토나오냐’, ‘Y 선본 글 그만 써라’. 최근 학내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이하 에타) HOT 게시물에 선거 관련 글이 올라왔다. 자극적인 제목의 글에는 근거 없는 비난이 가득했다. 상대 후보에 대한 과거 이력을 올리는가 하면 외모를 평가하는 글까지 익명성에 힘입어 수위는 계속 높아졌다. 학생회 후보자를 향하던 비난은 주변 사람에게 까지 향했고 이름을 언급한 댓글이 이어졌다. 비록 초성으로 게시했지만 특정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했다.

□…매년 진행되는 학생자치기구 선거 기간 에타에는 후보자에 대한 칭찬, 혹은 비판, 비난 글이 다수 게시된다. 후보자의 사생활을 운운하는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가십성 글이 10개 이상의 공감을 받아 HOT 게시판에 등재되기도 한다. 때문에 선거철 이면 늘 ‘선거캠프에 에타반이 존재한다’는 여론 조작설이 등장한다. 지난 2021년 본지에서 진행한 ‘전대인 에타 인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9.5% 가 ‘선거 전 에타를 통해 한쪽 선본의 우세 여론을 형성하거나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선거 관계자가 에타를 이용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일반 학생들은 최근 올라온 선거 관련 글에 난색을 표했다. 학생들은 단순한 비난이 아니라 사적인 얘기까지 언급하는 게시물에 우려를 표하는 분위기다. ㄱ씨는 “평소 HOT 게시판을 보면서 학내 최신 이슈를 접했는데 최근 올라온 글들은 선거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이 가득해 보기 꺼려진다”고 말했다. 정책토론회 직후 올라온 글에서는 “에타에 한쪽 후보에 대한 비판이 계속 올라오자 오히려 다른 후보자에게 반감이 생긴다”며 “서로 비방하는 글이 게시될수록 양측 선본의 이미지만 안 좋아지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9일에 치른 정책토론회의 주제토론에서 양 후보자들은 무분별한 비난에 대해 걱정을 표했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은 없다. 중선위에서 활동했던 ㄴ 씨는 “에타의 익명성 때문에 댓글을 일일이 제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 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관련 글을 보고 침묵하거나 동조하는 것에서 벗어나 바른 목소리를 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흑색선전을 선거에 이용할 누군가는 알아야 할 것이다. 원색적 비난은 그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모두에게 독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유권자는 당신의 생각보다 현명하다.

지민 jiipushed@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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