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느덧 달력 두 장만을 남겨놓고 있다. 스무 살이 된다는 것에 설레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이젠 스물보다 스물하나에 가까워졌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스스로 자랑스러운 일들도 있지만 아쉽고 후회되는 일도 있다. 한 곳에만 집중하다 보니 미처 다른 곳을 보지 못했고 누군가를 실망하게 하기도 했다. 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들이 점차 변해 가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다.

사는 곳부터 생활 방식, 노는 것, 먹는 것 등 대학에 오면서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새로운 무엇에 적응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나로써는 오로지 적응에만 힘썼다. 다른 것을 챙길 여유가 없었다. 내가 미처 신경 쓰지 못한 사이 주변 또한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나에게는 대학에 오기 전부터 친했던 소중한 친구들이 여럿 있다. 무슨 일이 있든 항상 곁에 있어 준 고마운 친구들인데, 대학에 오면서 사는 지역도 달라지고 각자 삶을 살아가다 보니 서로에게 소원해졌다. 싸우거나 크게 서운한 일이 한 번도 없었는데 서로 생각하는 비중이 달라진 것이 느껴졌고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그런 일이 생기면 처음에는 무척 속상했다. 예전 그 마음일 수는 없는 걸까, 하고 말이다. 한결같고 변하지 않을 거라던 나마저도 어느 순간 변해있었고, 자신에게 실망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변화를 피할 수 없음을 알고 현재에 더 충실해지자 마음먹게 됐다. 변하기에,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더 값지고 소중하게 여겨졌다. 지금의 나도 과거의 내가 변한 모습이며 이는 자연스럽고 필연적인 일이기에, 변화를 인정하고 이 순간을 사랑하며 후회 없이 즐기기로 했다. 이렇게 생각하니 지금의 순간과 마음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물론 종종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순간들과 마주한다. 안정적이고 안주하고 싶어 하는 성격 때문에 여전히 변화가 무섭고 낯설다. 우리는 당장 내일의 미래, 한 시간 후의 미래조차도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그런 미래를 생각하면 한없이 두렵다.

변화는 두렵지만, 변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는 게일 쉬히의 말처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점차 성장하는 내가 될 것이다. 돌아오지 않을, 앞으로 더욱 성장할 지금의 나와 모두에게 작은 응원을 전하고 싶다.

한서희│경영ㆍ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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