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의 역사든 모순이 있다. 단지 노출되는 방식이 사회에 따라 조금씩 다를 뿐, 사회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모순의 부작용은 힘없는 집단에 귀속된다. 이는 기득권자들이 자신의 권력과 부에 짓밟힌 집단의 아픔까지 나누고 싶어 하지 않은 까닭이다.

팔레스타인 지역의 영토분쟁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이 발발한 지 50일이 지났다. 지금은 잊히고 있지만 2022년 2월 러시아의 일방적인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벌써 두 번째 겨울을 보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왜 일어났을까.

가장 첫 번째 이유는 이번 전쟁에 러시아 국민의 거부감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러시아의 출발에 대해 알아야 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이우 지역에 세워진 키예프루스 공국에서 시작됐다. 후에 모스크바로 수도를 이전했고, 키예프루스 공국이 몽골의 침략으로 멸망하면서 각자 다른 역사를 가지게 됐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동슬라브 문화권에 속하면서 동 슬라브어와 정교회라는 공동의 언어와 종교를 공유하고 있다. 또한 현재도 러시아 내에 상당수의 우크라이나 민족이, 우크라이나 내에 많은 수의 러시아 민족이 거주하고 있다. 그 때문에 러시아 국민은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침공을 자기 영토 회복 정도로 생각했다.

두 번째 이유는 우크라이나의 끊임없는 나토 가입에 대한 의지 표출이다. 나토 동맹국은 동맹국에 전쟁이 발발하게 되면 자국에 대한 침략으로 간주한다. 특히, 나토 침공은 미국이 자동으로 개입하게 되는 명분을 주게 되는데, 이는 러시아의 입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상황으로 미국이 아닌 곳에서 미국과 국경을 마주하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는 나토가 정한 기준인 부패, 언론자유도 등을 충족하지 못해 15년 동안이나 가입이 불허되었는데도 나토가입을 공언하며 끊임없이 러시아를 자극했다.

세 번째 이유는 천연가스(LNG)이다. 액화석유가스(LPG)와 달리 LNG는 생산 및 유통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다. 이는 탄소중립을 절대반지로 여기는 EU 기준에 부합되는 연료로서, EU는 소비물량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서유럽으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를 관통하는 노선으로 2011년 개통된 노르트스트림1을 거쳐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노르트스트림1에 대한 과도한 통 행세를 요구하고 외교적 방패막이로 삼아 러시아를 끊임없이 자극해 해상통로인 크림반도 침입의 명분을 제공하게 된다.

마지막 이유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돈바스 지역의 존재이다.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광공업지역인 돈바스는 러시아민족이 30%를 차지할 정도로 친러성향이 강하다. 2014년 친러정권이 유로마이단혁명으로 붕괴되고 친미정권이 들어서자 돈바스지역에서 반대 시위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를 진압한다는 명분으로 민병대를 동원해 러시아인 대상 불법감금, 고문, 강간 등의 악행 을 저질러, 푸틴에게 자국민 보호라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에 침공할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이처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정치적, 지역적, 경제적 이유 등에 의해 불편한 동반자 관계를 이어왔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내적갈등의 외적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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