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의 연이은 보도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인 듯하다. 내년 4월에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그가 하는 모든 행동에 언론사의 모든 카메라와 키보드가 향해 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 포털과 언론사 페이지도 연일 그의 지역 행보부터 기자회견의 발언, 연예인과 함께한 식사자리까지 연이어 게재하며 한 장관을 이른바 ‘스타 장관’으로 만들고 있다. 총선을 앞두며 ‘정치인의 행보’ 자체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활동은 다른 정계 인사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지난 10월 25일 4대강을 방문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도 총선과 관련한 질문 세례는 어김없이 쏟아졌다. 총선과 현 정권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질문에 이 전 대통령이 기자들을 역으로 비판하는 웃픈 상황도 있었다. 국회 출입기자라고 신분을 밝힌 기자에게는 “왜 국회 출입기자가 여기 있는가?”라고 물어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치인의 행보에만 집중해 질문하는 언론의 경마식 보도 문화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경마식 보도는 이슈나 정책, 후보자의 정치적 특성이나 배경 같은 내용보다 후보자의 행보, 정치적 지지, 경합 예상 지역 등만을 중심으로 보도가 이뤄지는 것을 일컫는다.

정치인의 행보에만 초점을 두는 보도 문화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전달되는 정보의 중점이 화제성만을 우선시 한다는데 있다. 정책과 정치적 이슈보다 짧은 뉴스의 특성을 근거로 화제성에 중점을 두다 보니 언론의 역할은 말 그대로 ‘전달’에 그치는 것이다. 유명 인사의 선언이나 발언은 그 자체가 흥미를 유발하기에 더더욱 선거를 앞둔 언론의 경마식 보도는 보편적인 보도 방식이 된다.

선거철이 되고 특정 인물의 일거수일투족이 뉴스의 메인을 장식하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러워졌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정치라는 분야에 근시안적 사고를 만연하게 만들 수 있다. 주입되듯 되풀이되는 뉴스로 인해 사석에서 나오는 정치 얘기 역시 되풀이다. “누가 출마를 한다며?”, “신당 만들어질 거 같으냐?"

기자 본인에게는 학보사 기자로서 언론인이라는 직책을 달고 있는 기자임과 동시에 선거에 관심을 둬야 할 민주시민의 역할이 동시에 있다. 최근의 경마식 보도를 처음 접했을 적에는 분명히 본인 역시 흥미를 느꼈으리라. 그러나 이것이 당연한 것이 되고, 또 다른 흥미를 원한다면 과연 기자 본인은 기자와 시민 두 역할에서 올바른 역할을 자처했는가에 대해 자문하고 싶다.

문준혁┃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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