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자리 지켜온 제1학생회관의 마지막

학생자치타운이 오는 2025년 신축 예정됨에 따라 우리 학교 학생들과 40여 년을 함께한 제1학생회관이 조만간 철거에 들어간다. 약 반세기 동안 전대인과 함께 한 제1학생회관을 되짚어 보고, 그곳에서 생활했던 추억과 역사를 살펴보고자 한다. <여는 말>

▲1976년, 제1학생회관의 탄생

제1학생회관 부지는 지난 1956년 ‘학생센타’라는 이름으로 그 역사를 시작했다. 20여 년간 학생들과 함께한 학생센타는 지난 1974년 3월 ‘학생센터건립계획안’에 의해 당시 금액으로 1억 2천만원을 투자해 재건축을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예산상의 문제로 공사에 차질이 발생했고 이 때문에 현재의 제1학생회관은 학생들의 관심 속에서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던 중 심종섭 전 총장의 적극적인 학생센터 건립계획 추진과 국가의 예산 지원으로 마침내 지난 1976년 12월 4일 3층 규모의 ‘학생회관’, 즉 현재의 제1학생회관이 개관됐다. 4층은 이듬해 10월에서야 모습을 드러냈으며 1층은 △교직원식당 △학생식당 △매점 △이발소 등, 2층은 △교직원휴게실 △우체국 △보건진료소 △학생과 등, 3층은 △학생생활연구소장실 △조교실 △ 제1~4학생공동연구실 등, 4층은 △제5~6 학생공동연구실 등이 배치됐다.

▲역사적 가치가 풍부한 공간
제1학생회관은 학내 구성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공간이자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장소기도 하다. 지난 1980년 5월 17일 이세종 열사를 포함한 35명의 학생은 제1학생회관에서 농성을 벌이다 계엄군에 의해 진압됐다. 다음 날인 지난 1980년 5월 18일 새벽 1시 이세종 열사는 싸늘한 주검으로 제1학생회관 1층에서 추락사한 채 발견됐다. 그의 사인은 단순 추락사로 발표됐으나 당시 주검을 검안했던 전북대병원 이동근 교수는 추락 전 계엄군의 집단폭행 가능성을 제기했고, 지난 1998년 10월에 5.18 사망자로 인정돼 명예 회복이 이뤄졌다. 이세종 열사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1학생회관 1층 한편에는 그의 추모 표지석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우리 학교는 매년 5월 이세종 광장에서 이 열사의 추모식을 개최하며 그의 희생을 기리고 있다.

▲우리의 추억이 담긴, 청춘을 함께한 제1학생회관과 ‘인사’
오랜 시간 동안 제1학생회관은 안경원, 시계점, 전북은행, 여러 동아리방, 서점, 스포츠용품점 등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입점한 복합 상가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지난 2001년부터 ‘전북대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는 신수성(전주시·62세) 씨는 “과거 제1학생회관은 학생들로 북적이며 활기가 돌던 공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 세월 이 자리를 지켜온 제1학생회관이 사라진다고 하니 아쉽다”고 전했다.

박선미(영어교육·18) 씨는 “제1학생회관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 모든 시간이 기억 속 생생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총 5년간 기린극회 단원으로 활동했다. 공연 준비 기간에는 매일 모여 작품을 준비하기에 제1학생회관과의 추억 또한 짙었다. 그는 “5번의 공연을 준비했으니 총 열 달 이상 동아리방에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제1학생회관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또한 “연극을 하기 위해 넓은 동아리 공간이 필요했는데 제1학생회관 동아리방은 거듭된 설득 끝에 어렵게 얻어낸 공간이었다”며 “더 좋은 공간으로 바뀐다는 것에 설레지만, 추억이 담긴 공간이 이렇게  한순간에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섭섭하기도 하다”고 전했다.

1980년대부터 학교에서 근무했다는 직원 ㄱ 씨는 “당시 제1학생회관 부근은 구성원 만남의 장소이자 구정문까지 이어지는 길의 초입에 있어 늘 사람이 많았다” 며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이 모두 이곳 부근에서 일어나 건물이 사라진다고 하니 기분이 묘하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학교는 지난 2020년 노후화된 제1학생회관의 개축사업 계획을 수립했다. 지난 2019년 5월 외벽 일부가 유실돼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등 건물 안전의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 2021년 ‘학생자치타운 개축사업’으로 제1학생회관의 철거가 확정됐다.

이예령 기자 2.to0@jbnu.ac.kr

저작권자 © 전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